Museum in Okinawa, JAPAN
저는 오키나와전 당시 가족의 피난처였던 구마모토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고향인 오키나와가 얼마나 멋진 곳인지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1954년 초등학교 2학년 때, 저는 동경해 왔던 고향 오키나와에 처음으로 돌아왔습니다. 탄환 20만톤이 쏟아진 오키나와전으로부터 10년도 지나지 않은 오키나와에는 지상에 있는 것들이 모두 떨어져 나가 석회암이 하얗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미군 차량이 모래 연기를 일으키며 달리는 도로 옆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전신주 그늘에 몸을 숨기고 뜨거운 태양을 피하고 있었습니다. 푸른 숲이 우거진 구마모토에서 온 저는 그 광경에 무척 놀랐고, 마음속 깊이 오키나와에 ‘녹음’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조상들의 토지가 미군기지로 접수되고 그 지대로 우에노 마코토,케테 콜비츠, 조르주 루오 등의 컬렉션을 수집했던 제가 1983년에 마루키 이리 선생님과 마루키 토시 선생님을 만난 것은 운명적인 일이었습니다. 마루키 부부는 ‘오키나와 전의 그림’을 오키나와에 둘 수 있길 바라고 계셨습니다. 오키나와전 이후의 변화가 너무나 급격하여 여전히 시대의 모진 혼돈이 끊이지 않는 오키나와의 상황 속에서 저는 어떻게 해서든지 오키나와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사색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들의 바람이 하나가 되어, 조상들의 토지 일부를 미군에게 반환받아 1994년 11월 23일 미술관을 개관했습니다.
컬렉션을 관통하는 테마는 ‘인간과 전쟁 ’,‘삶과 죽음’,‘고통과 구제’입니다. 건물은 오키나와를 고집하고자 정원이 있는 저희 조상들이 묻힌 거북이 등 모양의 오키나와 전통 귀갑묘(1970년경 건립)와 통일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 또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6월 23일 (위령의 날) 태양의 일몰선에 맞추어 제작했습니다.
저는 이 미술관을 방문하시는 여러분이 영혼과 푸른 그늘로 깊이를 더하는 ‘사색의 공간’이 될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